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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리뷰 - '생각하는 투자자'가 되기 위한 필수 지침서

by 노후니 2023. 2. 9.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유럽 증권계의 '위대한 유산'이라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역작이라 할 수 있는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돈의 매력과 돈에 대한 올바른 철학적 태도 그리고, 주식시장의 생리와 투자의 원칙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조언한 지침서이다. 아래에 이 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자.

돈에 대한 올바른 철학적 태도와 투자 치침

돈이란 힘과 지위를 상징한다. 이런 돈의 특성으로 인해 친구나 사기꾼 혹은 질투하는 사람과 아부하는 사람이 생기고 어떻게든 빌붙어 살려는 식객들이 꼬이기도 한다. 그들은 전부 돈에 사로잡혀 있다. 이 돈이 다른 것을 매료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돈은 이를 테 면 육체적 장애, 흉측한 외모 등 모든 불행을 기꺼이 보상해 준다. 또한 돈은 의학적 보호, 건강, 수명 연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돈은 인간에게 건강 다음으로 가장 큰 특권인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이런 이유로 돈이 없는 사람은 벌어야 한다. 돈은 그것을 열정적으로 갈망하는 사람에게 향한다. 그런 사람은 마술사의 조정을 받는 항아리 속의 뱀처럼 돈의 최면에 걸려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돈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한마디로 돈을 뜨겁게 사랑하되 차갑게 다뤄야 하는 것이다. 마냥 돈을 쫓으려 하지 말고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가 말한 것처럼 돈과 정면으로 부딪혀야 한다. 상승하는 주가를 뒤쫓기보다 하락하는 주가와 정면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주식시장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증권가의 그루로 알려져 있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자신의 강연을 들으려고 온 사람들에게 "매번 특별한 비법이 있을 거라 기대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특별한 비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특정 주식을 팔아서 대중에게서 돈을 뜯어내려는 은행이나 투자 관련 단체의 수작일 뿐이라고 그는 말한다. 코스톨라니가 투자자들에게 조언한 내용 중 가장 유명한 말이 "세계적인 우량주를 사들인 다음, 약국에서 수면제를 사서 먹고 몇 년간 푹 자라"라는 것이었다. 

투자,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증권거래소가 생기기 전부터 투자는 있어왔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인간을 투기로 이끌었다는 몇몇 사회학자들의 명제는 잘못된 것이다. 역사에 기록된 첫 번째 투기는 목숨을 건 투기를 했던 이집트의 요셉이다. 그는 꿈에서 본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으로 이어질 결과를 곧바로 깨달아 풍년에 남아도는 곡식을 대량으로 저장한 뒤 흉년에 그것을 다시 시장에 비싼 가격에 되팔았다. 로마 원로원 의원이자 당대 가장 유명한 변호사였던 키케로는 로마 도시계획에 관한 내부 정보를 얻어 땅을 이용한 건설 프로젝트와 당시 매우 성행했던 소작세로 투자 활동을 이어가 상당한 불을 축적했다. 프랑스의 계몽주의자 볼테르는 투기성 짙은 외환 밀거래로 막대한 부을 쌓았다. 이 외에도 소설가 발자크 철학자 스피노자 그리고, 경제학자였던 리카르도 투자에 열정적이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투자와 투자자는 존재한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 예시를 제시하면서, "돈이 많은 사람은 투자할 수 있다. 돈이 적은 사람은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아예 돈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라는 세 가지 자문을 통해 투자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저자는 마지막 잠언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투자하려면 수중에 어느 정도의 금액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예 돈이 없다는 말은 집세를 낼 수 없거나 노후 연금조차 준비할 수 없을 정도로 수입이 없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말 돈이 아예 없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말 그대로 무슨 일이든 우선 일을 해서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반면에 저자는 돈이 적은 사람 즉, 보유한 재산과 수입이 집을 마련하고 자녀 교육에 쓸 정도밖에 되지 않는 한 가정의 아버지라면 절대 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저자는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3년 뒤에 투자로 돈을 벌어 집도 사고 자신의 사업도 할 거라고 호언 장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투자자를 단기투자자, 장기투자자, 순종투자자로 구분해서 올바른 투자 전략의 지침을 제시한다.


단기투자자, 장기투자자, 순종투자자

절대 없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감스럽게도 점점 규모가 늘어나는 단기 투자자를 저자는 주식시장의 '노름꾼'이라고 칭한다. 단기 투자자들은 일정한 시기의 시세 변화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므로 줄타기 곡예를 해야 한다. 저자는 주식시장에서 보낸 80여 년의 경험으로 볼 때 장기적으로 성공한 단기 투자자는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은행과 브로커들은 그들의 고객을 단기 투자자로 만들기 위해서 시도하는 모든 행위를 비도덕적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단기 투자자들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주식시장이 제 기능을 하는 데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옹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단기 투자자가 많을수록 증권 시장은 커지고 유동적으로 된다. 그 과정에서 상승과 하락장에서 보이는 불안정한 움직임도 안정화될 수 있다. 단기 투자자들의 역할은 엔진의 실린더가 작동하는 원리와 같다. 실린더가 많을수록 엔진은 원활히 작동한다. 이러한 단기 투기꾼들이 있기에 매일 포지션을 해제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시세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장기 투자자는 단기 투자자와 정반대이다. 그들은 노후 대책이나 자식에게 남길 유산을 염두에 둔다. 장기 투자자들은 적은 액수의 돈으로 짧은 시일 내에 100만 장자의 대열에 오를 수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상당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은 장기 투자로 미국에서 둘째 가는 부자가 되었다. 저자는 투자자들에게 장기 투자를 권하고 싶다고 조언한다. 장기 투자는 모든 주식 거래 중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약속한다. 성공한 투자자 가운데 단기 투자자의 비중은 극히 낮다. 그러나, 단기 투자가 주는 자극은 매우 강해서 뿌리치기가 힘들다. 저자는 단기 투자자와 장기 투자자를 보완하는 투자자로 순종 투자자를 제시한다. 순종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자들과는 반대로 모든 뉴스에 관심을 둔다. 그렇지만 단기 투자자처럼 뉴스 하나하나가 나올 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순종 투자자들은 멀리 바라보며 다양한 요소를 염두에 두고 투자한다. 소설가 발자크는 '무한 인생'이라는 글에서 인간을 일하는 인간, 생각하는 인간, 아무것도 안 하는 인간이라는 세 부류로 나누었다. 순종 투자자는 '생각하는 인간'에 포함된다. 그들은 옳든 틀렸든 자신만의 생각을 지니고 있다. 생각하는 것이 성공 투자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이며, 저자가 이 책에 설명한 전체 내용은 순종 투자자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증권심리학과 투자 성공 전략 : 당신은 부화뇌동파인가, 소신파인가?

증시가 호재성 또는 악재성 뉴스에 반응하는 강도를 이해하는 것을 저자는 시장의 기술적 이해라고 칭한다. 기술적 이해란 현재 증권의 대다수가 누구의 손에 달려 있는가라는 한 가지 질문에 집중된 것이다. 저자는 이를 토대로 증권 투자자를 부화내동파와 소신파 두 부류로 분류한다. 소신파는 말 그대로 장기 투자자와 단기 투자자 즉, 투자자를 지칭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소신파들은 증권시장의 승자에 속한다. 그들이 내는 수익을 내는 경우는 부화내동파일 때가 많다. 앞서 소개한 증권을 가지고 노는 게임꾼들이 부화내동파라고 할 수 있다. 증권이 부화내동파의 수중에 있으면 시장에 특별한 호재가 있어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나쁜 소식에는 붕괴 상태가 올 만큼 즉각적으로 동요된다. 또한 반대로 소신파 투자자들이 증권의 다수를 보유하고 있으면 호재성 소식은 매우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만 나쁜 소식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전자를 과매수 시장, 후자를 과매도 시장이라고 부른다. 시장이 과매수 상태인지 과매도 상태인지를 판단하려면 주식시장의 상승 운동과 하강 운동의 사이클을 이해해야 한다.

 

코스톨라니의 원형


투자 시장의 강세장과 약세장은 크게 조정 국면, 동행 국면, 과장 국면의 세 가지 국면으로 구분된다.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국면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나타나기 때문에 원형으로 그려볼 수 있는데, 저자는 이 원형을 코스톨라니의 원형이라고 이름 붙이고 이에 대한 설명을 1982년에서 1987년 8월까지의 강세장과 그 이후 이어진 1987년 8월부터 10월까지의 약세장을 예로 들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과 함께 순환하는 주식시장의 사이클에서 투자자가 성공하려면 투자자는 소신파에 속해야 하고, 현대 경제 순환과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당신은 강세장 투자자인가? 약세장 투자자인가?

이론적으로 투자자는 시세가 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강세장에 투자하고 시세가 하락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약세장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향을 오가면서 투자하는 투자자는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 강세장과 약세장 투자자 수가 동등한 선물 시장과는 달리 주식시장에서는 100명의 투자자 중 약세장 투자자는 겨우 5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95명은 강세장 투자자들이다. 약세장 투자자를 가리켜 고통을 찾아다니는 정신적으로 타락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문제는 그 고통이 타인의 고통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헝가리 출신의 극작가 페렌츠 몰라느는 주식시장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약세장 투자자들에게 꼭 맞는 정의를 내렸다. 그는 약세장 투자자들을 '다른 사람을 매장시키려고 무덤을 파는 사람들'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통해 강세장 투자자와 약세장 투자자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결과로 초보자들은 약세장이 아니라 무조건 강세장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약세장 투자의 경우 쉽고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세장의 시작을 예언하는 것은 숙련된 전문가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투자자'가 되려는 사람들을 위한 투자 지침서

저자는 앞서 설명한 내용 외에 주가를 움직이는 것들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등에 대한 투자 조언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그러한 조언을 집약해서 투자의 10가지 권고 사항과 투자의 10가지 금기 사항을 마지막에 제시한다. 이 책은 주식 투자의 특별한 비법을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심각한 한 투자자가 되려는 사람들과 경제와 금융 그리고 투자에 대한 이해를 기르려는 우리들의 안목을 한층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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