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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기술

취침 전 '이것'하면 에스프레소 2잔? 절대 하면 안 되는 4가지

by 노후니 2023. 7. 27.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해야 하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숙면을 방해하는 위험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잠자리에 들기 전 절대 하면 안 되는 것들과 그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잘 자고 싶다면 아래 4가지는 절대 하지 맙시다!
잘 자고 싶다면 아래 4가지는 절대 하지 맙시다!

 

음주

퇴근 후의 맥주 한 잔. 시원하고 알싸한 첫 모금과 함께,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이 풀리는 듯한 기분. 정말 매력적이고 이 맛에 매일 저녁 음주를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마시고 나면 몸은 노곤노곤해지고, 스르륵 잠이 듭니다. 맞습니다. 술은 분명 우리를 쉽게 잠들게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잠이 들고 난 이후의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세트알데하이드의 생성

알코올은 체내에서 분해될 때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라는 물질을 생성합니다. 그런데, 이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깊은 수면을 방해하여 얖은 수면에만 머무르도록 합니다. 과음을 한 다음 날 아침, 평소보다 더 졸리고 피곤한 느낌을 많이 경험해보셨을겁니다.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현상이죠. 잠을 잔 시간도 짧지 않고 푹 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얕은 수면 상태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입니다.

 

바소프레신의 억제

알코올은 분해 되면서 '바소프레신(vasopressin)'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한다고 합니다. 바소프레신은 항이뇨 호르몬으로서, 소변에 대한 욕구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우리가 자는 도주에 소변을 잘 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호르몬 덕분입니다. 그런데,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이 이 바소프레신의 분비를 저하시켜 한 밤 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도록 만드는 겁니다. 이런 현상으로 수면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술은 잠자기 3시간 전까지만 마실 것

위에서 살펴본 대로 알코올은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그 부작용으로 우리의 깊은 수면을 방해합니다. 술을 꼭 마셔야 한다면 자기 전 알코올 분해 시간이 있어야 무리 없이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술은 가능하면 잠자기 3시간 전까지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술 약속을 피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자기 전 3시간'이라는 규칙만 지킨다면 수면에 대한 나쁜 영향은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흡연

니코틴의 각성 효과

자기 전에 담배 한 대 피면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아 잠이 잘 온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담배의 니코틴에 진정 효과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각성 효과도 상당합니다. 진정 효과로 잠이 들 수 있겠지만, 이후의 각성 효과로 도중에 잠에서 깰 확률이 높습니다. 오히려 니코틴의 진정 효과보다 각성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합니다. 즉, 흡연으로 인해 깊은 수면을 취하기 힘든 것이죠.

 

흡연 후 잠드는 시간, 비흡연자 대비 늦음

일본의 20년 경력 수면 전문의인 쓰보다 사토루 박사는 저서 《적게 자도 괜찮습니다》에서 다음과 같은 최신 실험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해당 실험에 의하면 흡연자가 비흡연자 대비하여 잠드는 시간이 평균 5분 정도 늦었다고 합니다. 또한, 비흡연자와 비교하여 흡연자가 얕은 수면을 취할 확률이 24% 높았으며, 깊은 수면을 취할 확률은 14%가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흡연과 수면의 이런 상관성을 통해 살펴볼 때, 아무리 애연가라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반드시 담배를 삼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업무 이메일 확인

수면을 방해하는 블루라이트

야간에 이메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볼 수 밖에 없는데, 이때 눈에 노출되는 블루라이트는 여러모로 수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야간에 노출되는 블루라이트 광선 자체가 눈을 혹사시키며, 수면까지도 방해한다고 합니다. 영국 에든버러 수면센터의 크리스 이지코프스키 박사는 자신의 연구에서 "디지털 기기에서 발산되는 블루라이트가 뇌를 자극하여 멜라토닌의 분비를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멜라토닌(melatonie)은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호르몬이며,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밤에 잠드는 것이 힘들어져 수면 장애를 겪을 수 있습니다.

 

야간 이메일 확인 = 에스프레소 2잔

또한 블루라이트를 제외하고도 야간에 특히, 업무(!)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은 수면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수면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인데, 업무 이메일 확인 과정에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워집니다. 또한 이런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자신도 모르게 긴장감을 유발하게 되고, 이로 인해 쉽게 잠 들지 못하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영국 수면센터의 이지코프스키 박사는 동일 실험에서 "업무와 연관된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에스프레스 2잔과 비슷한 수준의 각성 수준에 도달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합니다. 에스프레소 2잔이라면 카페인이 엄청날 텐데, 이 정도의 각성 이후에 다시 쉽게 잠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겠죠?

오히려 이를 반대로 활용해 업무 이메일을 아침에 확인한다면 각성하는 뇌로 빠르게 전환이 가능합니다. 여러모로 이메일 확인은 야간이 아니라 아침에 하는 것을 습관화하면 쉽게 잠 들고 깊게 잘 수 있습니다.

 

야식과 포만감

렙틴의 포만감과 위 활동 촉진

배가 불러야 잠이 온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배가 부르면 졸음이 몰려오긴 합니다. 하지만, 포만감을 느낀 상태에서는 공복 상태보다 수면의 질이 현격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배가 부를 때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호르몬이 렙틴(leptin)입니다. 실제로 렙틴에는 최면의 효과도 있어서 포만감을 느끼며 졸음도 함께 오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렙틴의 원래 기능은 졸음이나 잠이 오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물이 잘 소화되도록 위의 활동을 촉진하는 것에 있습니다.

만약, 포만감을 느낀 상태에서 잠이 들게 되면 렙틴의 활발한 분비로 위가 활발히 움직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는 도중에도 위는 활동하느라 우리의 뇌와 몸은 밤새 휴식을 못 취하게 됩니다. 자더라도 깊은 수면은 못 취하고, 얕은 잠만 자게 되는 것이죠.

 

저녁 식사는 잠자기 3시간 전까지

야식이 아닌 저녁 식사를 할 때도 너무 늦은 시각에 먹어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에는 저녁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소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방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지방이 많은 육류나 튀김 음식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숙면에 바람직합니다.

 

맺으며 : 속을 비우고 디지털 기기를 치우세요!

자기 전 맥주 한 잔, 담배 한 대, 이메일 확인, 치킨 한 마리는 너무나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자극이고 유혹입니다.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우리의 뇌와 몸은 몇 백만 년 전 선조와 다를 게 없습니다. 그때는 해가 지면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 그냥 자는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배고픔은 디폴트 상태였으니 위장도 텅 비운 채로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몇 백만 년 전의 몸과 다를 게 없는 현대인도 예전의 선조 원시인들처럼 그렇게 잠자리에 들어야 질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녁을 먹고 난 이후에는 더 이상의 음식 섭취는 자제하고, 블루라이트를 뿜어대는 디지털 디바이스들을 멀리하고, 집 안의 빛을 줄이고 서서히 잠에 들 수 있도록 몸과 뇌를 적응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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