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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빅테크 기업의 진짜 경쟁력 - <올웨이즈 데이 원> 책 리뷰

by 노후니 2023. 2. 27.

&lt;올웨이즈 데이 원&gt; 책 표지
<올웨이즈 데이 원>, 알렉스 칸트로위츠 지음

'올웨이즈 데이 원(Always Day 1)'의 의미

"나는 지난 20년 동안 오늘이 아마존의 '첫날(Day1)'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언제나처럼 1997년에 썼던 편지를 첨부합니다. 오늘도 아마존의 첫날입니다." 이 글귀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가 주주들에게 보낸 공개 편지의 내용 중 일부이다. 베조스는 전 직원들에게 첫날 정신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여기서 '첫날 정신'은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도전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가 가진 처음의 열정과 도전과 다짐을 매일 잊지 말자는 뜻이다. 2017년 3월, 베조스는 아마존 직원 수천 명이 모인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마친 후 한 직원이 "두 번째 날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고 물었을 때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두 번째 날은 과연 어떨까요? 그날은 정체의 날입니다. 정체는 상실로, 고통스러운 절망으로, 그리고 결국 죽음으로 이르게 됩니다." 이 말을 들은 직원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며 베조스는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첫 번째 날이어야 하는 겁니다." 라며 컨퍼런스를 마무리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성공시켜 온 아마존은 이처럼 다시 첫 번째 날로 돌아가 다음 발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알렉스 칸트로위츠)의 책 집필 계기

실리콘밸리의 대표 IT 전문 기자인 알렉스 칸트로이츠는 '빅 5'라 불리는 거대 기술 기업들에서 '올웨이즈 데이 원' 정신을 발견한다.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주인공이다. 저자는 마크 저커버그를 만나 강렬한 인상을 받은 이후, 이 책 <올웨이즈 데이 원>을 기획하게 된다. 이후 수많은 CEO부터 파트타임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2년간 기업 내부자들과 130회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거대 기술 기업들이 조직을 이끄는 방식과 그들의 기업 문화를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고, 그들이 거둔 성공에는 공통적인 패턴이 한 가지 있음을 발견했다. 성공한 기업들은 정확하게 무엇을 다르게 하는 것일까? 그들의 방법이 성공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를 비롯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구글의 피차이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나델라는 일반적으로 성공한 CEO들이 갖는 특징과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타고난 설득가나 특별한 매력과 비전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고 연설하기보다 듣고 배우기를 즐겨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직원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꾸는 '촉진가'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성장의 DNA를 가진 기업들에는 공통의 방식이 존재함을 발견한 저자는 그들의 방식이 성공하는 기업의 표준이 될 것이라 내다보며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1) 올웨이즈 데이 원 기업 #1 - 아마존

아마존에서 데이원은 회사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회사 주요 건물의 이름으로, 기업 블로그 제목으로, 베조스가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베조스는 아마존 전 직원에게 스타트업의 사고방식을 제시하기 위해 '첫날' 정신을 강조하고, 실제로 아마존 직원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하고 발명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예컨대, 아마존의 데이원 오피스타워 1층에 위치한 '고(GO)'는 계산 과정이 생략된 새로운 개념의 편의점이다. 천장에 줄지어 매달린 카메라와 센서가 소비자의 모든 동선과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고(GO) 매장에는 계산원도 기다리는 줄도 없이 미래의 쇼핑을 경험할 수 있다. 고(GO)에 관한 아이디어는 한 직원의 대형 자판기에서 시작됐는데, 아마존의 발명 시스템을 거치고 나자 쇼핑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발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아마존에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발명에 참여하는 방식이 시스템화되어 있다. 이를 위해 베조스는 업무를 최대한 자동화해 더 많은 발명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를 통해 목소리로 기기와 소통하고, 전자책 킨들로 책을 읽으며, AWS 클라우드 기반으로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아마존 고(GO)를 이용해 계산 절차 없이 물건을 살 수 있게 된 것은 발명의 문화 덕분이다. 이 같은 발명을 지속하기 위해 베조스는 14개의 리더십 원칙을 세웠다. 크게 생각하기, 발명하고 단순화하기, 행동 우선하기, 소신을 지키고 헌신하기, 그리고 고객에게 집착하라 등과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한 이 '발명 문화'는 아마존의 강력한 경쟁력인 것이다.

 

2) 올웨이즈 데이 원 기업 #2 -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는 "피드백은 선물이다." 라고 말한다. 상대가 상사 혹은 상사의 상사라 할지라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발견할 때마다 피드백을 하도록 독려한다. 페이스북 직원의 40%는 전문 교육기관으로부터 피드백 공유 방법을 배우고 있다. 누군가 "제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요. 이걸 꼭 시도해봐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라고 말할 때 그 말에 귀 기울이며 논의를 시작한다. 피드백을 공유하는 방법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사실 말하기. 둘째, 자신의 이야기 공유하기. 셋째, 질문하기이다. 직원들은 피드백 과정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를 저커버그에게 곧장 공한다. 그러면 저커버그는 그 아이디어를 다듬고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 페이스북의 피드백 문화는 아마도 컴퓨팅 기술의 중요한 변화가 페이스북을 허물어뜨리겠다고 위협을 가할 때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3) 올웨이즈 데이 원 기업 #2 - 구글

구글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재발명했고, 이를 통해 변화하는 소비자의 트렌드를 따라잡았다. 이것이 구글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말할 만큼 구글은 많은 제품을 출시해서 사람들의 삶과 업무 패턴을 바꿔왔다. 거대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빠르게 의견을 교환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진행하며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온 결과이다.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라는 막강한 창업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구글의 구성원을 하나로 모아야 했던 순다르피 차이의 업적인 것일까? 구글의 혁신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구글의 협업 문화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구글은 공동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구글러는 인트라넷을 통해 협력할 동료를 연결할 수 있고, 열린 드라이브의 문서를 중심으로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구글러는 커뮤니케이션 툴을 활용해 서로 연결하고, 사업부 간의 장벽을 허물며 협력적인 조직 문화를 유지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툴과 피차이의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구글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상상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그들을 위협했던 일련의 컴퓨팅 기술 변화를 이겨내 온 것이다. 구글의 경영진과 직원들은 지금도 이런 툴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과 협업을 위한 노력이 구글의 올웨이즈 데이 원인 것이다.


3) 올웨이즈 데이 원 기업 #3 -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애플

마지막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10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부활을 향해 재도약하는 중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직 구조를 철폐하고 사내 발명의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실행 업무를 줄여 나가고 있다. 또한 부서 간 장벽을 허물어 협력을 강화하고 공감을 강조했으며, 지금까지 막강한 사내 권력을 가졌던 윈도우 그룹을 해체했다. 과거가 아닌 미래에 주목하면서 그리고 엔지니어 사고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부활을 향해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애플의 경우 '올웨이즈 데이 원' 정신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팀 쿡이 이끄는 애플에서 엔지니어 사고 방식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애플에서 발명은 민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인재와 아이디어는 수직 구조에 갇혀 있으며 협력은 보안에 발목 잡혀 있다고 한다. 이는 애플이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을 때 발명한 두 개의 주요 제품(아이폰과 맥)을 여전히 계속 다듬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자각하고 있을 것이다. 애플이 다시 신화를 쓰려면 직급이 낮은 관리자에게도 의사결정의 권한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아이폰 판매가 둔화되고 새로운 컴퓨팅 시대가 모습을 드러낸 상황에서 자동차 개발에 뛰어든 애플이 자신만의 혁신의 올웨이즈 데이원을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한국 기업의 '첫날' 정신은 과연 무엇일까?

<올웨이즈 데이 원>은 이른바 빅테크 기업이라 불리는 미국의 혁신 기업의 리더들이 어떻게 기업을 이끌고 있고,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더 큰 노력을 하고 있는지 기술하고 있다. 그들은 리더에 따라 기업 문화가 180도 달라질 수 있으며, 변화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급변하는 세상에서 하루아침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기술 거물들은 '첫날은 승리다. 둘째 날은 죽음이다!'라는 성장과 생존의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920년대만 해도 포춘 500대 기업의 평균 생존 수명은 67년이었지만, 2015년에는 15년으로 줄어든 급변의 시대에 시장을 지배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현재를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에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만들기 위해 한국의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하나의 발명에 성공할 때마다 다시 첫 번째 날로 돌아가 다음 발명을 모색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을까? 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한국의 기업들도 올웨이즈 데이원 정신과 조직 문화와 업무 수행 방식에 관해 성찰해 봐야 할 순간이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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