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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긱 이코노미 시대의 승리 비법 - <긱 마인드> 책 리뷰

by 노후니 2023. 2. 27.

&lt;긱 마인드&gt; 책 표지
<긱 마인드(Gig Mindset)>, 폴 에스티스 지음

'긱 마인드'란 무엇인가?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2019년 웹스터 사전에 오른 신조어이다. 긱 이코노미란 기업이 단기 계약을 위해 프리랜서나 임시직을 정기적으로 활용하는 자유시장 체제를 뜻한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여기서 말하는 자유시장의 범위이다. 이 시장의 범위는 전 세계이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터넷은 전 세계 모든 곳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이 원하는 최고의 인재를 국경, 국적, 인종, 성별을 뛰어넘어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미 구축되었고, 그래서 전 세계가 하나의 노동시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긱 이코노미의 발달로 인해 앞으로 세상은 정직원, 창업가, 프리랜서가 뒤섞인 '하이브리드 노동시장' 환경 속에 놓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노동시장의 급속한 변화에 기존 노동자들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다. 프리랜서 플랫폼 '업워크'의 최고 경영자 스테판 카스리엘은 습득한 기술의 반감기를 약 5년으로 본다. 반감기인 5년이 지나면 해당 기술의 가치가 처음 습득했을 때의 절반이 된다는 것이다. 또 <노동 인력 재교육에 관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4명 중 1명은 본인의 기술과 지금 하는 일 사이에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 말은 단지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습득한 기술 적용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학습하여 자신을 발전시켜야만 급속도로 변화하는 노동시장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마인드를 저자는 '긱 마인드'라고 명명한다.

 

긱 이코노미 시대의 승리 방정식 : T.I.D.E 모델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가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저자는 T.I.D.E 모델을 제시한다. T는 작업화(Taskify), I는 식별(Identify), D는 위임(Delegate), E는 진화(Evolve)를 뜻한다. 이 모델을 적용하게 되면 어떤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가진 AI 비서나 프리랜서들을 활용할 수 있어서, 굉장한 시간을 벌 수 있으며 그렇게 아낀 시간을 더 중요한 일에 쓸 수 있게 된다. 구체적으로 T.I.D.E 모델은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 것인지, 그 효용성은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자.

1) 작업화(Taskify)

'작업화'는 이론적으로 아주 간단하다. 아이디어나 목표 사명이 있다면 그것을 이해하기 쉬운 단계와 구체적인 작업으로 세분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작업의 세분화 이전에 최종 결과물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불명확하다면 작업화는 제대로 될 수 없다. 머릿속에 분명한 결과물이 있어야만 기대치를 설정할 수 있고 그것이 설정되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사고 리더십에 관한 글쓰기를 사례로 든다. 자신이 최종적으로 얻고 싶은 결과물이 링크드인 게시물이라면, 그는 컨퍼런스에 참여해 강연을 듣다가 관심이 가는 주제를 만나면 발표자에게 짧은 인터뷰를 청하고 그 대화 내용을 휴대전화에 녹음한다. 그 후 그가 원하는 글이 나오기까지 필요한 작업화가 이루어진다.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며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그가 들인 시간은 인터뷰 20분과 작업화 하는데 든 20분이 전부이며, 나머지는 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AI 비서, 프리랜서들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작업이 이루어졌다. 두 번째 사례로는 최고의 암 전문가들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던 폐암 진단 알고리즘을 몇몇 프리랜서 수학 전문가들이 개발해 낸 이야기이다. 또한 나사(NASA)는 문제 발생 시 해답을 찾기 위해 포상금을 걸어 대중 가운데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일반인을 통해 프로젝트를 완성하곤 한다. 이처럼 아무리 어려운 프로젝트도 정확한 목표 아래 정교한 작업화가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작업화는 최종 결과물에 대한 명확한 인지를 바탕으로 해야 하며, 그렇게 하여야 애초 생각했던 결과물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2) 식별(Identify)

니즈가 생기면 그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매칭하는 작업이 '식별'이다. 에어비엔비는 남는 방을 머물 곳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매칭시켰고, 우버는 탈 것이 필요한 사람들을 자동차가 있고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매칭하였다. 이런 식별은 명확한 작업화가 필수이다.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알면 무엇을 위임하고, 미루고, 포기해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식별 이전에 업무에 대한 명확한 작업화는 필수 과정이며, 작업화만 정확하게 된다면 필요한 전문 기술을 끌어올 수 있다. 다시 말해 작업화만 정확하게 한다면 혼자서 새로운 기술을 직접 익히는데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고,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 명확한 지시 사항만 전달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을 통해 훨씬 빠르게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3) 위임(Delegate)

'위임'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기꺼이 통제력을 내려놓는 것이다. 긱 마인드를 가지고 일을 하기로 했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비전을 바탕으로 협업하며 일치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거라고 신뢰해야 한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을 철저히 버려야 한다. 다른 사람이 우리의 비전을 바탕으로 협업하며 일치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이 위임이다. 위임은 그런 의미에서 연습이 필요한 기량이며, 위임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능숙해지게 된다. 작업을 하면 할수록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프리랜서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갈 것이다. 위임을 할 때는 위임하고자 하는 바를 상대가 충분히 인지하게 해야 한다. 즉,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을 맡길 것인지, 기대치는 어느 정도인지, 일정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것은 반드시 글로 작성해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것은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시행착오의 여지를 두면서 해당 프리랜서에게 책임 혹은 권한을 할당해 주어야 한다. 권한을 부여받은 그들이 그 안에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말이다. 실제로 한 영상 편집자는 본인 혼자서 한 달에 6편 정도 만들던 동영상을 프리랜서 풀(Pool)을 만들어서 필요한 작업에 상당 부분을 위임함으로써 한 달에 무려 46편의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영상물의 개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결과물로 인해 그의 가치도 더욱 높아지게 되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위임은 이처럼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4) 진화(Evolve)

현재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괴적 혁신을 따라잡으려면 재교육을 통한 진화가 필요하다. 변화의 첫 단계는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빨라지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적응하고 재교육만이 유일한 선택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긱 마인드를 가지고 실행하다 보면 진화는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진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진화는 현재 상태를 서서히 바꾸어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15분씩 조깅을 한다면 머지않아 10~15km쯤 거뜬히 달릴 수 있고, 시간을 더 투자한다면 어느 순간 마라톤 참가 신청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지만, 인내를 통해 변화는 결국 찾아오게 된다. 그래서 진화는 힘들다. 절대 쉽지 않은 길이다. 인내심, 시간, 결단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이 방법이 지금까지 나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영원히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믿고, 더 나은 다른 방법을 찾는 데 힘써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TIDE 모델을 실천하는 것 즉, 최종적으로 '진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우선 본격적으로 긱 마인드를 실천하기 전에 우리는 작은 것에서 맛보기를 실천해볼 필요가 있다. 조금 실수를 해도 괜찮을 만한 업무나 취미 등을 가지고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실험을 해봄으로써 그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보자. 그 과정에서 자신의 업무량은 줄어드는 대신 나오는 결과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이런 체험을 통해 더 크고 복잡한 프로젝트에도 이 모델을 적용할 수 있겠다는 용기와 결단력이 생기게 될 것이다.

 

<긱 마인드> 독서 후기

인간의 불행은 힘든 일을 쉽게 하려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 쉽다면 누구나 성공할 것이다. 긱 마인드 실천도 그렇다. 자신이 이루려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머리에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목표가 아무리 명확하다 하더라도 작업화를 해내는 것은 녹록지가 않다. 각 영역별로 가장 잘 맞는 사람을 찾는 안목도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을 것이.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가 아닌 남에게 일을 위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매사에 자기 일은 자기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 힘들 것이다. 게다가 긱 마인드를 실천해 꾸준히 진화해 나가는 것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해나갈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면 긱 마인드는 더 바쁘게 사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일까? 전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바쁨의 일부를 포기할 능력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로 인해 그 이전에는 갖지 못했던 더 다양한 통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빨리만 가려면 혼자 가면 그만이지만, 더 멀리 그리고 더 오래 가기 위해서는 함께 가는 것이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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