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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진정한 부자란 어떤 사람일까? - 책 <돈의 심리학> 리뷰

by 노후니 2023. 2. 26.

책 &lt;돈의 심리학&gt; 표지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지음

 

책 <돈의 심리학> 소개

2006년 미국 경제조사원 소속의 경제학자 울리케 말멘디어와 스테판 나겔은 50년간의 미국 소비자 금융 실태 조사 결과를 심화 연구했다. 두 경제학자가 발견한 사실에 따르면 사람들의 투자 의사 결정은 본인 세대의 경험, 특히 성인기 초기의 경험에 크게 좌우되었다. 그 사람의 지능도, 교육 정도도, 세상 경험도 아닌 순전히 언제, 어디서 태어났느냐 하는 '우연'에 좌우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결과는 단순히 개인의 노력 말고도 여러 가지 힘과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저자는 특히 금융자산을 키우는 데는 자연과학이나 공학과 같이 어떤 법칙이나 이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 생각지도 못한 '우연'이 개입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한다. 금융자산을 다루는 데 있어서 사람의 '심리'라는 변수가 매우 크게 작용하게 되며, 이러한 심리는 법칙이나 예상을 뒤엎는 우연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경험은 자신이 사는 현재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합리적으로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하여 미래를 내다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고, 부자가 되는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려고 한다. 지난 20년간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대학에 금융 관련 전공으로 몰렸고, 금융업계는 이 인재들을 쓸어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내놓는 금융 법칙이 사람들을 더 나은 투자자로 만들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부를 축적할 수 있을까? 또 진정한 부자란 어떤 사람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저자는 책을 통해 내놓고 있다. 총 20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돈의 심리학'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특징이나 우리의 예상과 상식을 깨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면 아마 많은 독자들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특별한 것에 있는 게 아니라, 매우 교과서적이고 원론적인 것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부자가 되기 위한 4가지 질문

인도의 빈민가 출신 고아 라자트 구파(Rajat Gupta)는 40대 중반에 전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CEO가 되었다. 은퇴 후에는 유엔과 세계 경제포럼에서 직책을 맡았고, 빌게이츠와 함께 자선 사업도 추진했으며, 상장 기업 5곳의 이사가 되기도 했다. 2008년 그의 재산은 1억 달러에 달했다. 그런데 그는 10억 달러를 가진 부자이고 싶어했다. 그는 내부자 거래를 통해 무려 1,700만 달러의 불법 이득을 취하다 결국 감옥에 갔고,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와 명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 즉 충분을 모르는 자의 말로이다. 이처럼 제물 앞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멈출 수 있는 골대'를 세우는 일이다. 우리는 스스로 제어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사실상 최고의 자리에는 아무도 닿을 수 없기 때문에 절대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빠지게 되고 만다. 유일하게 이기는 방법은 처음부터 싸움을 하지 않는 것,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가 가진 게 주변 사람보다 적더라도 말이다. 그래야 내가 가진 것을 지킬 수 있다. 귀중한 것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언제 멈춰야 할지 아는 것, 충분히 가졌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다음 네 가지 질문에 정직하게 답을 할 수 있다면 가진 것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1. 얼마나 더 벌고 싶은가?

2. 누군가와 비교하고 있지 않은가?

3. 충분하다고 느끼는가?

4. 돈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부자가 겸손한 이유

워런 버핏을 거론할 때 '복리의 법칙'은 단골 메뉴이다. 우리는 부자가 되는 데 어마어마한 법칙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진짜 부를 축적하는 비결은 바로 복리의 법칙을 고수하는 것이다. 물론 버핏은 투자에 재능이 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가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비밀은 바로 '복리의 법칙', '시간의 법칙'에 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이 법칙은 당장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감을 잡기 어렵고, 따라서 중요하게 여기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아주 단순한 법칙인데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다. 돈을 버는 것과 번 것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데 뛰어나며,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돈을 잃지 않는 것, 번 것을 지키는 것은 정반대의 재주가 요구된다. 겸손해야 하며, 돈을 벌 때만큼이나 빨리 돈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돈을 번 데에는 행운이 따랐음을 인정하고, 그 행운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겸손하지 않은 사람, 행운이 늘 자기편일 것이라 착각하는 사람은 가진 것을 몽땅 베팅하다가 다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겸손한 사람,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은 모든 것을 한 번에 걸지 않는다. 생존을 먼저 생각하고 가진 것을 나누어 묻어둘 줄 안다. 버핏이 복리의 법칙을 고수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런 생존의 전략을 지켰기에 그는 오늘의 부를 이룩한 것이다.

 

부자가 되면 좋은 이유

그러면 부자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왜 우리는 부자가 되어야 할까?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아마 그 공통 분모는 바로 '행복'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부자가 되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행복을 얻기 위해 부자가 되려고 한다. 그러면 행복은 무엇일까? 역시 여러 가지로 표현되겠지만 내 마음대로 사는 것, 내 삶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행복에 대한 물음의 정답일 것이다. 삶은 곧 시간이다. 따라서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혹은 무엇에 구해 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할 때 내가 함께 하길 원하는 사람과 누리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내 인생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받지 않을 수 있는 상태, 그것이 행복이고 부가 주는 '배당금'이다. 부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만약 부자인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부자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진짜 부자는 자산 부자

우리는 좋은 차, 좋은 집, 멋진 보석, 값비싼 옷을 갖추면 부자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그렇다고 속삭인다.하지만 그런 사람은 소비 부자(Rich) 일뿐이다. 진짜 부자인 자산 부자(Wealthy)의 부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돈을 함부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검소하고 또 소박해 보이지만 실제로 엄청난 자산을 가진 사람이 있다. 반대로 겉으로는 부자처럼 보이지만 이미 파산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도 많다. 앞에서 버핏을 예로 들었듯이 자산가는 겸손하며 자신에게 온 행운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은 이 세상사가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절대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세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과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곳이다. 7명의 사람과 8가지 사건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한다. 아돌프 히틀러, 이오시프 스탈린, 마오쩌둥, 가브릴로 프린치프(제1차 세계대전의 계기가 된 '사라예보 사건'을 일으킨 인물), 토마스 에디슨, 빌 게이츠, 마틴 루터킹 이들 7명으로 인해 세상은 국경에서부터 기술 사회 규범까지 거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1929년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맨해튼 프로젝트, 백신, 항생제, 아르파넷, 9·11 테러, 소비에트 연방 몰락. 이 8가지 사건은 세상의 질서를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수십 수백 배 바꿔놓았다. 그런데 또 이들 자산가들은 알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결국 세상은 진보할 것이며 과학기술은 발전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다만, 거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그 기다림을 위해 생존의 법칙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까지 그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부를 쓰기보다는 지키려고 하며, 그렇다 보니 시간을 자기 것으로 삼을 수 있는 배당금,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부자가 되기 위한 의사결정

저자는 자산 부자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다. 당장 자신의 부를 누리려 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는 삶을 살며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는 비결 몇 가지를 정리하며 이 책의 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좋은 의사결정이 쌓이고 쌓이면, 행운을 끌어들일 가능성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선택을 할 때는 밤잠을 설치지 않을 방법을 택합시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판단할 때는 개별 투자를 보지 말고 전체 포트폴리오를 살펴야 합니다. 남에게 더 친절하고 자신에게 덜 요란해집시다. 저축합시다. 그냥 저축합시다. 특별히 용도를 정해두지 않은 저축은 최악의 순간에 대한 대비책이 됩니다. 성공을 위한 비용은 기꺼이 지불합시다. 같이 있는 것 중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나의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합시다. 그래야 남의 게임에 부화뇌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돈 문제에 있어서는 각자 의견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돈 문제에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오직 내게 맞는 답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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