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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메타버스 경제학 공략집 - 책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 리뷰

by 노후니 2023. 2. 16.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 자오궈둥&middot;이환환&middot;쉬위엔중 지음

 

메타버스 : 디지털 경제 혁신과 산업 가치 사슬의 새 지평

1992년 말,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크래시>가 출간되자 평단과 독자들은 일제히 호평을 쏟아냈다. 이 소설은 현실 세계를 떠나 온라인 속 평행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이 두 세계에 대해 느낀 바와 깨달은 바를 묘사한 작품이다. 그러나, 작가는 물론이고 비평가들조차 이 소설의 한 문장에 적힌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메타버스는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와 세계라는 의미의 '유니버스'가 합쳐진 말로 알려져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대표적인 정의는 '현실 세계에 평행하면서도 독립적인 가상 세계로 현실 세계를 투영한 온라인 가상 세계이자 점점 진실해지는 디지털 가상 세계다.'라는 것이다. 현재 메타버스는 방대한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투자 주제로서 디지털 경제 혁신과 산업 가치 사슬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이 메타버스는 인류가 디지털화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궁극의 형태로 디지털 세계의 아바타를 제공한다. 가상 속의 자신은 디지털 세계에서 태어난 또 다른 자신으로, 현실 세계에 사는 진짜 인간보다 훨씬 다채롭고 생기발랄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메타버스도 인간의 사회이고, 인간의 세계이다. 다만 가상의 인간이 사는 사회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한다면 메타버스에 관한 관심은 미래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자우어 등 이환환, 쉬위엔중이 공동 집필한 책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는 메타버스의 특성과 기반 기술, 메타버스 이용자에 대한 분석 메타버스와 게임, 메타버스 경제학, 메타버스 관리 모델, 메타버스의 기반시설, 메타버스가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다루고 있다.

 

메타버스의 창세기, 로블록스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여가와 일상생활 업무 등을 영유하는 가상 세계이다. 로블록스는 이런 메타버스의 여러 가지 특징을 보여주는 게임으로 디지털 창조, 디지털 자산, 디지털 거래, 디지털 화폐와 디지털 소비 행위가 핵심을 이룬다. 특히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허구와 실제가 구분되지 않는 강력한 초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로블록스가 제공한 게임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경험이다. 2020년 말을 기준으로 로블록스 유저는 이미 2천만 가지가 넘는 경험을 만들어 냈으며, 이 중 1,300가지의 경험은 이미 수많은 커뮤니티가 방문해서 이용하고 있다. 이 경험들은 모두 로블록스 회사가 아닌 유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용자들은 게임 안에서 쓰이는 화폐인 '로벅스(Robux)'로 특정 세계에서 멋진 경험을 하거나 장신구와 같은 아이템을 구매해서 개성을 뽐낼 수도 있다. 로블록스의 경제 시스템은 이용자가 로벅스를 구매해서 소비하고, 개발자와 크리에이터는 게임을 만들어 로벅스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굴러간다. 로벅스는 다시 게임에 쓸 수도 있고 재투자를 하거나 현실 세계의 통화로 교환할 수도 있다. 2020년 12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로벅스를 벌었고, 그중에서도  1,250명 이상의 개발자가 1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을 올린 개발자도 300명에 달했다. 현재 로블록스는 180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2021년 3월 10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증권신고서에 써넣은 로블록스의 주가는 상장 전의 평가액과 비교해 무려 10배나 올랐다. 로블록스는 이미 메타버스의 초기 형태를 갖췄으며 메타버스 테마주라고도 불린다. 로블록스는 처음으로 메타버스의 대략적 특징을 8가지로 설명하였는데, 그 특징은 신분(Identity), 친구(Friends), 몰입감(Immersive), 저마찰(Low Friction), 다양성(Variety), 어디서나(Anywhere), 경제(Economy), 문명(Civility)이다.

 

메타버스의 발전을 견인하는 기술

메타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들은 'BIGANT(큰 개미)'라는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B는 블록체인(Blockchain), I는 인터액티비티 기술(Interactivity), G는 게임(Game), A는 인공지능(A.I), N은 네트워크 및 연산 기술(Network), T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말한다. 빅앤트는 디지털 기술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가 요구하는 지속성, 확장성을 실현하려면 블록체인 경제, AI 통합, 콘텐츠 플랫폼 등 산업에서의 획기적인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는 상호 의존적 관계로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 블록체인은 메타버스 기반 조직 모델, 관리 모델, 경제 모델의 필수적인 기술적 틀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가치관은 메타버스에 함께 창조하고, 공유하고, 관리한다라는 가치관과 궤를 함께 한다는 점이다. 이 밖에 진정으로 통합된 메타버스를 구축하려면 각각의 평행 우주마다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갖는 게 아니라,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도 동일한 정체성으로 활동할 수 있는 범우주적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NFT(Non-Fungible Token)는 범우주적 솔루션의 원형을 제공한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뜻하는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박물관에 있는 세계적인 명화나 부동산 소유권처럼 희소성 있는 디지털 자산을 대변한다. NFT는 디지털 세계의 자산 중 하나로 희소성을 띄면서 복제할 수 없는 동시에 매매할 수 있어서, 현실 세계의 일부 상품을 대신하는 데 쓸 수 있지만 디지털화되어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NFT는 실제 가치를 대변하기는 어렵지만 이용자의 진실한 경험을 기록한다. 이런 의미에서 메타버스는 NFT에 의의를 부여한다. 현재 VR과 AR 기기, 블록체인, 게임이 겹쳐져 이루어진 새로운 인터넷 형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서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다.

 

메타버스의 네이티브 M세대

M세대는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세대를 가리킨다. M세대가 처음으로 사용한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이고 처음으로 사용한 애플리케이션은 게임이다. 이들은 메타버스의 시작과 함께 했다. M세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결핍'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왔다. 전통 경제학이 연구하는 대상은 실물 상품이다. 하지만 M세대는 실물 상품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실물 상품에 부과된 문화 요소로 이는 개인적인 느낌과 경험, 아름다움, 트렌드의 추구, 친구의 선택과 관련이 있다. M세대는 메타버스 경제의 주요 참여자이자 선도자이다. M세대가 메타버스에서 하는 행위와 현실 세계에서 하는 행위는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메타버스에서는 더 많이 협력하고 더 많이 나누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메타버스의 아바타는 이기적 유전자가 없다. 이들은 창조+공유를 자아 실현의 주요 동력으로 삼는다. 이런 특징은 M세대의 자아실현에 대한 심리적 요구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된다. 메타버스는 M세대의 메타버스가 될 것이고, M세대는 메타버스를 창조한 네이티브가 될 것이다.

 

메타버스 경제학

전통 경제학은 실물 상품을 다루고, 메타버스 경제학은 가상 상품을 다룬다. 이 책에서 말하는 메타버스 경제는 디지털 제품의 창조, 교환, 소비 등 디지털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전통 경제학의 골조를 이루는 노동가치론은 상품 가격이 어떻게 변하든 상품에 내재한 추상적인 인간 노동이 가격 변화의 핵심이라고 본다. 하지만, 디지털 세계의 디지털 제품은 노동과 비례하지 않는다. 디지털 제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인정'이다. 디지털 제품과 비슷한 현실 세계의 상품이 사치품이다. 사람들이 사치품에 돈을 쓰게 만드는 요인은 인정의 힘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예술품이나 사치품처럼 노동 가치론에 어긋나는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다. 그러나, 메타버스에서는 모든 상품이 예술품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미국에서 빅히트를 친 게임 '세컨드 라이프'에서 플레이어는 가상 제품을 직접 만들어서 팔 수 있다. 게임이 제공하는 아이템과 재료를 이용해서 콘텐츠를 만들어 게임 속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세계에서 발생하는 경제 행위의 전형적인 예로 메타버스 경제학이 연구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메타버스 경제의 4대 요소는 디지털 창조, 디지털 자산,  디지털 시장, 디지털 화폐이다. 메타버스 경제는 현실 경제와 달리 계획과 시장의 통일, 생산과 소비의 통일, 규제와 자유의 통일, 행위와 신용의 통일을 실현한다.

 

메타버스 기술이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메타버스에는 전란, 재난, 질병이 없다. 있다 하더라도 창조자가 제작한 신기한 경험일 뿐이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고립된 세계가 아니다. 사람에게 '육신'이 있는 한 메타버스는 현실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메타버스의 관리도 전체적인 국면에 관계된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공공의 안전 및 위기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1999년 , 구글이 '사악해지지 말자.'라는 모토를 내놓았을 때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에 관한 연구와 학습이 이루어지면서 모든 플랫폼 기업이 사악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깨닫게 되면서, 2015년 구글은 이 유명한 모토를 '올바른 일을 하자.'로 바꿨다. 이때부터 구글은 돈벌이에 급급해, 더는 선과 악의 가르침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러한 일화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메타버스에서 정부와 비슷한 기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자치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메타버스의 기반시설, 소프트웨어 데이터 규칙, 애플리케이션 측면 등 메타버스 기술이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메타버스는 어떤 문명을 만들어낼까?

메타버스에서 블록체인 기술로 하나의 공동체를 실현하고 모든 메타버스에서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은 우리가 설계하고, 수정하고, 운영하고, 경험하고, 파악할 수 있는 초현실 세계이자 우리의 생존에 관계하고, 관여하고, 창조하고, 조작할 수 있는 현실 세계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후면 메타버스가 물리적 세계와 평행한 디지털 세계로 진화해서 모든 산업을 디지털화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책은 메타버스라는 생소한 존재에 대한 이해와 현재 뜨겁게 진행되고 있는 논쟁에 보탬이 될 만한 관점을 제시하면서 메타버스가 어떤 문명을 만들어낼까 라는 기대와 흥분을 동시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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