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는 무한게임이다. 승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생각법에 대한 강의로 TED 5,800만 뷰라는 이례적 기록을 세운 사이먼 시넥의 <인피니트 게임>은 비즈니스라는 무한게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가 승자이고 누가 최고인지에 집중하던 습관을 버리고, 영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기업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구체적 전략과 실행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무한게임 사고방식의 장점
무한게임과 유한게임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언급한 저서는 제임스 P. 카스 교수의 <유한게임과 무한게임 인생은 하나의 게임이자 가능성이다>인데, 여기서 카스는 유한게임식 참여자는 자신만을 위해 플레이하며 무한게임식 참여자는 게임 안에서 공익을 추구한다고 설명한다. 유한게임식 비즈니스는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지만, 무한게임식 비즈니스는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든다. 유한게임과 무한게임 사고방식의 또 다른 차이는 변화를 맞이하는 태도이다. 카스에 의하면 유한게임식 참여자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싫어하며 혼란을 두려워한다. 반면 무한게임식 참여자는 돌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심지어 즐기기까지 한다. 일명 맥가이버 칼로 알려진 스위스 아미나이프로 유명한 스위스 기업 빅토리녹스는 9·11 테러가 발생하자 경영에 직격탄을 맞았다. 아미나이프가 기내 반입 금지 품목이 되었기 때문이다. 빅토리녹스는 언젠가 분명 힘든 시기가 닥쳐오리라 예상하고 현금을 비축해 왔기에 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개발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이런 격변 속에서도 직원을 단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다. 종전에는 총매출에서 칼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였는데 나이프 비중을 35%로 줄이고 대신 여행용품, 시계, 향수를 새롭게 판매하면서 매출이 9·11 테러 이전 대비해서 약 2배나 상승했다. 빅토리녹스는 9·11 테러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기업이 되었고 심지어는 더 강해졌다. 빅토리녹스의 CEO 칼 엘스너는 "세계 경제의 역사를 보면 늘 이런 식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랬죠. 미래에도 항상 그럴 것입니다. 영원히 좋을 수만은 없어요. 끝없이 나빠지기만 할 수도 없죠. 저희는 다음 분기를 바라보지 않습니다. 다음 세대를 바라봅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무한게임식 사고방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빅토리녹스는 무한게임 사고방식 덕분에 다른 회사였다면 치명적이었을 위기를 잘 극복하였다.
유한게임 방식으로 무한게임에 참여할 때 입는 피해
무한게임을 유한게임 사고 방식으로 진행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문제로는 신뢰 상실, 협력관계 붕괴, 혁신 실패 등이 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이 유한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전쟁은 일반적으로 유한게임이기에 미국의 가정은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북베트남의 처지에서 이 전쟁은 유한게임이 아니라 그 어떤 외세의 지배도 받지 않겠다는 강한 신념에 바탕을 둔 무한게임이었다. 북베트남은 미국과 달리 통상적인 방법 즉 유한게임 식으로 전투하지 않았다. 그들은 병력을 얼마나 잃든 간에 항전을 멈추지 않았다. 미국은 이를 단서로 이 전쟁이 무한게임이라는 사실을 알아챘어야 했다. 유한게임 방식으로 무한게임에 참여하면 게임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의지력과 자원을 순식간에 다 써버리고 수렁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딱 이런 상황이었다. 미국은 이기기 위해 싸웠지만, 북 베트남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이와 같은 사례는 비즈니스 역사에도 늘 되풀이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 준의 시장 점유율은 2006년 9%로 시작한 후 점차 떨어져서 2010년에는 1%를 기록했다. 그에 반해 아이팟은 같은 시기의 시장 점유율이 약 70%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리더들은 자신들이 무한게임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 나아가 휴대전화의 역할을 완전히 재정의해 시장의 판도 전체를 바꾸려는 애플의 무한게임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리더였던 스티브 발머는 순위, 주가, 시장점유율, 수익과 같은 유한게임식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처럼 게임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의지력과 자원을 낭비해서 회사를 헤어나올 수 없는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저자는 유한게임 방식으로 무한게임을 플레이하면 스스로 파괴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무한게임 방식을 지니고자 하는 리더가 갖춰야 할 기본 원칙
축구 경기를 앞두고 농구를 준비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무한게임에 참여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무한게임 방식에 맞는 방식으로 플레이해야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다. 저자는 무한게임 사고 방식을 지니고자 하는 리더라면 반드시 다섯 가지 기본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할 대의명분을 추구하라. 둘째,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하는 팀을 만들어라. 셋째, 나를 발전시킬 선의의 라이벌을 항상 곁에 둬라. 넷째, 본질 외에는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근본적 유연성을 가져라. 다섯째,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고 나갈 선구자적 용기를 보여줘라. 이 다섯 가지 원칙은 부분적으로만 적용해도 효과는 나타난다. 하지만 기업이 무한게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으려면 무한게임 사고방식을 전방위에 적용해야 한다. 모든 리더가 완벽하게 무한게임 사고방식으로 경영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또한 무한게임식 리더라고 해도 언제까지나 그 사고방식을 견지하리라고 지레 짐작해서도 안 된다. 사람은 무한게임식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보다 유한게임식 단기 목표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쉽다고 느낀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저자는 자신이 무한게임식 사고를 하고 있다면 다시 말해 앞에 제시한 다섯 가지 원칙을 추구하고 있다면 그 사실을 타인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미래 지향적인 비전에 초점을 맞출 수 있고 그 비전을 향해 가는 동안 조직원들 사이에 서로 협력하려는 믿음이 생긴다. 나아가 단기적인 유혹에 빠지지 않고 창립 이념에 따라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CEO가 '선구자적 용기'를 낼 때
저자는 무한게임 사고 방식의 다섯 가지 원칙 중에서 리더의 '선구자적 용기'를 유독 강조한다. 무한게임에서 선구자적 용기란 단순히 위험을 감내하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유한게임 리더들도 위험을 감수할 때가 있다. 무한게임 사고방식으로 바라본 선구자적 용기란 세상을 인식하는 시각 자체를 온전히 바꾸겠다는 의지를 뜻한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게 무한게임 방식으로 사과한 리더는 없으며 완벽한 무한게임식 기업도 없다. 현실에서 무한게임식 목표에 몰두하는 기업들조차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다.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기업이 대의명분의 길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인식하려면 리더의 선구자적 용기가 필요하다. 선구자적 용기를 지닌 리더는 자신이 모든 문제의 정답을 알지 못한다고 인정하며 자신에게 모든 상황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강해질 수 있다. 그런 리더에게는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선명한 길을 알려주는 대의명분의 길이 있다. 리더가 먼저 선구자적 용기를 보여주면 직원들도 따라서 용기를 낸다.
무한게임은 타인에게 봉사하는 삶이다!
저자는 무한게임 방식의 다섯가지 원칙을 지닌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의 차이를 책 안에서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애플이 개인 컴퓨터 시장에서 경쟁자인 IBM을 적극적으로 환영한 이유, 포시즌스 호텔의 직원들이 그들이 일하는 회사와 일에 높은 자부심을 가졌던 이유, 미국 최대 약국 편의점 CVS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했음에도 수익이 오른 이유, 그리고 디즈니를 사람들이 사랑하는 근본적인 이유 등 모든 성공의 중심에는 매력적인 무한게임 사고방식이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무한게임 방식이 비즈니스에만 국한되는 내용이 아님을 밝힌다. 모든 무한게임과 같이 인생이라는 게임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게임의 지속이며 타인에게 봉사하는 삶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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