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간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읽힌 연재만화 중 하나인 '딜버트'의 작가 스콧 애덤스는 성공의 열쇠가 열정에 있다는 말은 대부분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스콧 애덤스의 <더 시스템>은 당신이 성공으로 향하는 길을 계획하고 있다면 열정 따위는 잊어버리라는 조언과 함께 자신이 겪은 수많은 실패 경험을 통해 성공에 이르는 길을 신선한 어조로 제시한다.
패배자는 목표를 설계하고, 승자는 시스템을 만든다.
저자는 목표 설정은 막말로 패배자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목표가 체중을 10kg 감량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달성할 때까지 늘 목표치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목표를 지향하는 사람은 항상 실패의 순간들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생각은 사람을 짜증 나게 하고 지치게 한다. 점점 목표 달성이 힘들어지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심하면 목표를 포기하기도 한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의 기분은 그야말로 끝내주긴 하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란 곧 자신에게 목적의식과 방향성을 제시하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말이기도 하다. 남은 건 짧은 성공의 만끽 후에 찾아오는 공허함과 허무함 뿐이다. 목표와 '시스템'은 다른 개념이다. 다이어트를 예를 들면 10kg 감량은 목표지만, 올바른 식습관은 '시스템'이다. 사업에서 10만 달러 벌기가 목표라면,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가치를 만들어낸 기업 활동은 '시스템'이다. 장기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매일 꼬박꼬박 하는 활동은 '시스템'이다. 반면 특정한 어느 시기에 무언가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목표이다. 시스템에는 마감 시간이나 한계가 없다. 성공한 사람들을 연구해 보면 그들 대부분이 목표가 아니라 시스템을 따랐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목표 지향의 사람이 큰 성공을 거두면 언론에서는 흥미로운 기삿거리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사람들은 목표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자주 성공을 거둔다고 오해한다. 워런 버핏은 투자의 시스템을 적용해 성공했다. 저평가 주식 매입하기, 그리고 주식을 평생 또는 중요한 변화가 발생하기 전까지 보유하는 게 그의 시스템이다. 이듬해 20% 상승을 꿈꾸며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의 행위와 워런 버핏의 태도는 확연히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의 행위에 목표는 있지만 시스템은 없다.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일반적으로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성공을 희망하지 않는다. 성공을 결심한다. 그 결심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필수이다.
차라리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라.
성공을 향해 나갈 때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와 타인의 바람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너무 다른 사람의 입장만 생각하며 사는 건 아닌지 아니면 좀 더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는 건지 늘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세상에 대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보자면 이 세상에는 이기적인 사람, 멍청한 사람, 타인에게 짐이 되는 사람의 세 가지 유형만 있기에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게 최상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타적 삶이 고귀하고 선한 것이라 배워왔다. 이타적인 행동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덜 이기적인 삶에 대한 강박이 우리를 근시안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우리는 매일 덜 이기적으로 보이기 위해 자신의 미래를 속인다. 그렇다면 일상적인 선택에서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나 자신과 다른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지름길은 없지만 '허락의 힘'을 빌려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고 한다. 종종 누군가 변화하는 데 필요한 것은 '허락'이 전부일 때가 있다. 그 허락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그 허락이 타당한지도 중요치 않습니다. 사람들은 하찮은 집안일이나 동료의 문제를 제쳐두고 자신의 욕구를 처리하고 싶어 한다. 관대하고 여유로운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먼저 처리한다. 샌프란시스코 주택가에는 슈퍼리치들이 많은데 그들 중 비속하게 이기적인 사람은 보기 힘들다. 어쩌면 그들도 처음에는 이기심으로 시작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성공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브레드 피트가 카트리나 피해 지역의 재건 활동에 힘쓰거나, 빌게이츠가 세계 최고의 자선 사업을 펼치는 것을 우연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성공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건강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이기심은 힘겹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전략이다. 자신의 이기적 목표를 스스로에게 '허락'해 밀고 나가 목표를 달성한다면 그때 자신의 관심도 외부를 향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그런 척 하라 그렇게 된다.
성공하는 방법에 관한 책을 읽는 사람들과 한 그룹에 속하는 건 매우 탁월한 선택이다. 이 그룹은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다. 어딘가에 속하는 것이 그리 대단한 일이냐는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어떤 집단에 들어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된다. 저자는 그러한 일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설명한다. 저작권 관리 및 콘텐츠 유통사인 유나이티드 미디어가 저자에게 신문 잡지 연맹을 통해 연재하겠다고 제안한 지 일주일 만에 자신의 그림 실력이 극적으로 향상되었다고 한다. 이제 자신도 공식적인 직업 만화가 그룹에 속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면의 잠금장치가 해제되며 갇혀 있던 재능이 분출되는 엄청난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물론 약간의 과장도 섞여 있겠지만 그렇게 행동하면 실제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 사람의 본래 성격은 바뀌지 않겠지만 새로운 지위에 어울리는 행동과 기술에 금세 적응하게 된다. 그런 척이라도 계속하다 보면 진짜 그렇게 되는 것이 성공의 역할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연습이 능사는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관찰한 바에 의하면 뭔가를 연습하고 싶어 하는 충동을 자연스럽게 타고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즉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연습은 고문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어느 쪽이든 타고난 성향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평범한 사람들이 미래의 목표를 위해 끝없는 연습을 견딜 것으로 여기는 건 순진한 생각이기에 그보다는 각자 타고난 성향에 맞게 인생을 설계하는 편이 낫다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타고난 성향을 올바른 방향으로만 이끌어준다면 보통은 어떤 유형이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게 되어 있다. 자신이 타고난 연습 벌레가 아니라면 연습이 필수적인 일에는 전략을 세우지 말아야 한다. 이런 사람은 자신에 대해 스스로 잘 알겠지만 절대로 유명한 피아니스트나 NBA 선수가 될 수 없다. 생각 없이 반복하는 일보다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보상이 따르는 인생을 선택해야 한다.
에너지 레벨을 높이는 비밀과 성공으로 이끄는 기술
저자는 이 책의 2부와 3부에 에너지 레벨을 높이는 7가지 비밀과 성공으로 이끄는 15가지 기술이라는 내용을 통해
독자들이 알아야 할 성공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어떤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건강을 해치고 에너지를 뺏긴다면 그 일은 잘못된 선택이다. 반면 힘은 들어도 에너지를 불러일으킨다면 그 일은 좋은 선택이다. 저자는 좋은 선택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 지침을 에너지 레벨을 높이는 7가지 비밀을 통해 상세히 설명한다. 자신의 에너지를 최적화했다면 그다음에 필요한 것이 유용한 기술을 많이 습득하는 것이다. 성공으로 이끄는 15가지 기술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업무를 위한 글쓰기, 심리학, 테크놀로지 활용, 화술과 적절한 발성 등 성공에 필요한 기술을 상세히 알려준다.
결국은 시스템이다.
목표는 패배자들을 위한 것이며 시스템은 승자들을 위한 것이다. 행운이 따르는 듯 보이는 사람 중에는 운이 자기를 찾아오도록 하는 시스템을 지닌 사람이 많다. 실패가 원석이라면 성공은 다이아몬드이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에 "실패를 불러들여라. 실패해서 배워라. 그리고 실패라는 놈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낼 때까지 그냥 돌려보내지 마라. 그게 바로 시스템이다."라는 말로 독자들에게 성공의 요체가 시스템에 있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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