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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위기의 50대 공략집 - 책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리뷰

by 노후니 2023. 2. 19.

&lt;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gt; 책 표지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50세의 위기,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많은 사람이 50세를 인생의 전환기라고 느낀다. 회사에서 더는 높은 자리에 오르리라고 기대하기 어렵고,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진학이나 취업, 결혼 등으로 집을 떠나 쓸쓸해진다. 거기에다 연로하여 노환으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더러는 황혼 이혼이라는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인간관계도 이전과 사뭇 달라져 삶의 활력이 점점 사라진다. 친구나 지인들과의 교제가 줄어들고, 젊은 날을 함께 지내왔던 친구들과 슬픈 이별을 하게 되기도 한다. 육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생겨 갱년기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듯 50세에는 예기치 않은 변화들이 일시에 찾아온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이제껏 추구해 왔던 인생의 목적이나 가치가 한꺼번에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이한다.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 사이토 다카시가 쓴 책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는 50세라는 대전환기를 맞이한 또는 앞으로 맞이할 사람들에게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는 막연한 권고나 지루한 조언의 나열이 아닌 후회나 질투 같은 부정적인 감정 또, 타인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 앞으로 겪게 될 소중한 사람과의 사별, 자기 죽음에 대한 공포 등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여 50대를 보다 당당하고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그래서 50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나, 앞으로 50대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50, 드디어 폭탄이 터지기 시작한다.

생산적이라는 표현은 추진력이 있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생산적이라는 말은 돈을 벌 수 있고,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의 지표라는 것이 일반적 통념이다. 저자는 그런 통념에 '생산적이라는 것이 50대 이후에도 그만큼 큰 의미가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20대나 30대라면 그 말이 중요하겠지만 나이가 쉰쯤 되면 생산적이라는 한 가지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생산성 일원론'의 사고방식은 얄팍하게만 느껴진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생산성 일원론의 사고 방식은 '50세의 연륜을 쌓아서 10대로 돌아가면 얼마나 성공할까?'와 같은 헛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후회한다는 것은 과거에 얽매여서 정체하는 소극적 행위가 아니라, 지금까지 해온 일에 다시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10대 무렵처럼 모든 것이 생산적이어서 즐겁기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생산적이라는 말에 얽매이지 말고 뜻대로 되지 않았던 추억들이 자신을 따뜻하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깊이가 있는 인생이다. 50~60대의 삶을 살려면 '생산적'이라는 말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50, 이제 남에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50세가 되면 자기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타협해야 한다. 좀 더 단정적으로 말하면 나이가 쉰쯤 되면 이제 남에게 인정받는 데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젊은 사람이 자기 존재를 인정받는 것에 연연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50세가 되어서도 젊은 사람들처럼 '좋아요'에 집착한다면 솔직히 꼴불견이다. 자기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향해 저자는 "그렇게 자기 존재를 인정받아야 한다면, 스스로 자기 가치를 인정하라."라고 말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타인의 인정보다 자기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아무래도 젊음을 질투하는 마음이 싹트기 마련이다. 젊음과 경쟁하기 때문에 그렇다. "요즘 젊은 애들은..."이라는 말로 젊은이들을 얕잡아보는 것도 다 질투와 경쟁심 때문이다. 일찌감치 경쟁에서 벗어나겠다고 결론을 내고 나면 젊은이들과 어울리기 쉽게 된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해마다 더 빈정거리길 좋아하는 사람도 자주 보게 된다. 그런 사람은 점점 남을 칭찬하지 못하게 된다. 칭찬하면 질투심이 사라진다.  경쟁심을 내려놓겠다는 마음가짐은 확실히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지금보다 더 발전하고자 하는 의혹은 계속 남겨두어야 하겠지만 불필요한 경쟁심은 버려야 한다. 마음이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불필요한 경쟁심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가 남아 있을 때는 약간의 불평을 토로해 보는 것이 좋다. 하루아침에 응어리진 감정을 다 털어낼 수는 없다. 가슴속 응어리를 털어내려면 '우선 이런 일이 있었으니 회복하는 데 적어도 12주는 걸리겠지.'라고 체념하고 중간중간 푸념을 조금씩 늘어놓다 보면 어느덧 상처가 낫게 된다. 아무한테도 푸념하지 않는 삶은 물론 훌륭하다. 하지만, 가족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끔 불평을 털어놓는 편이 혼자서 속으로 삭이기만 하는 것보다 정신 건강에 더 좋다. 물론 푸념이나 불평을 할 때 어느 정도 선은 지켜져야 한다. 불평을 늘어놓다 보면 한도 끝도 없이 반복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같은 불평을 계속 늘어놓는 사람은 그만큼 상처가 깊다는 뜻이다. 그럴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그 문제를 멀리하면서 시간의 치유력을 최대한 살려 상처의 감정으로부터 빨리 벗어나야 한다. 정신분석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이 자신의 과제인지 아니면 타인의 과제인지 생각해 보라."라고 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과제의 분리'라고 한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자신의 고민은 결국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만일 정신과 의사나 전문 상담원이 환자나 상담자의 고민을 자기 고민처럼 전부 받아들인다면 결국 자신도 병들고 말 것이다. 그들은 직업적인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사태에 잘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가족의 문제든 친구의 문제든 자신이 아닌 타인의 문제까지 자기가 떠안을 때가 많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때 "그것은 그 사람의 과제이지, 나 자신의 과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너무 당연해서 별건 아닌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일례로 누군가가 출세한 것과 자신이 때를 만나지 못해 출세하지 못한 것은 전혀 상관이 없는 별개의 일인데, 실제로는 출세한 사람과 자신이 출세하지 못한 것을 상관 지어서 비교하곤 한다. 타인의 행복과 불행은 자기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 불필요한 경쟁심이나 질투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50, 자존심을 내려놔야 행복해진다.

이 책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자존심에 관한 내용이다. 자신의 자존심과 사이좋게 지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존심을 버리고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옛날에 밴드를 했던 사람이 '나도 실은 뮤지션이 될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음악가가 되지 못한 것이 진심으로 안타깝다면 왜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았는지 따져봐야 한다. 도전해서 뮤지션이 될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꿈과 타협할 수 있다. 이는 미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젊었을 때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살다 보면 자신이 해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된다. 그러한 깨달음을 '성숙'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직접 시도해보고 '이것은 나한테는 무리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었네.'하고 포기할 수 있는 힘이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 추진력이 된다.

 

결론 : 이제 힘을 빼고, 오직 나를 위해서만 살아가자!

책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는 인생의 위기를 극복하는 62가지 방법을 다양한 사례로 들려준다. 저자는 이 책의 맺은 말에서 본문에 제시한 62가지 방법 외에 한 가지 방법을 더 알려준다. 바로 '힘을 빼라'는 것이다. 힘을 빼라는 것은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는 노련한 축구 선수가 경기할 때 체력을 적절히 배분해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는 것처럼 힘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라는 의미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에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이러면 안 되지'라며 웃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힘을 빼는 방법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화를 내기 쉽다. 그런 사실을 잘 인식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것은 '내 문제가 아니야.'라며 힘을 빼게 되면 의식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 힘이 빠지고 의식의 균형이 잡힌 상태를 '몰입'이라고 한다. 몰입하면 생활이 즐거워진다.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친구가 없어도 별로 외롭고 쓸쓸하지 않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는 최고의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독서에 몰입하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이제 자존심, 꿈, 사람은 버리고 오직 '나'를 위해서만"이라는 모토가 다소 냉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다. 50대는 정말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나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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